사상 최고치의 진실 — 6월 1일, 외국인은 왜 3조를 팔았나
코스피가 8,788.38로 사상 최고를 갈아치웠다. 그런데 그 신고가를 만든 건 개인과 기관이었고, 정작 '세력'의 본진인 외국인은 꼭대기에서 3조 원을 순매도했다. 축포 뒤에 숨은 분배의 신호를 읽는다.
지수 스냅샷
6월 1일 월요일, 코스피가 8,788.38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3.68% 급등, 장중에는 8,874.16까지 치솟아 8,700선을 사상 처음으로 넘겼다. 삼성전자가 +10.4%로 날았고 IT서비스(+9.55%), 통신(+6.42%), 전기전자(+5.19%)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겉으로는 완벽한 '불기둥'이었다.
그런데 오늘 진짜 봐야 할 건 지수가 아니라 수급이다. 사상 최고치를 만든 손이 누구였는가 — 여기서 시장의 속살이 드러난다.
■ 1. 신고가를 만든 손, 빠져나간 손
오늘 매매 주체를 뜯어보면 역설적이다.
· 개인: +6,017억 원 순매수
· 기관: +2조 5,854억 원 순매수
· 외국인: -3조 670억 원 순매도
즉 사상 최고치는 개인과 국내 기관이 만들었고, 흔히 '세력'이라 부르는 외국인 본진은 그 꼭대기에서 3조 원을 내다 팔았다. 신고가에 흥분해 추격 매수한 개인의 반대편에서, 외국인은 묵묵히 물량을 넘겼다.
■ 2. '세력'은 신고가에서 무엇을 하나
개미 사이에서 세력은 한 덩어리로 통하지만, 실체는 ① 외국인 본진(글로벌 펀드) ② 국내 대형 기관 ③ 단기 트레이딩 데스크 ④ 작전성 자금으로 나뉜다. 오늘 가장 큰 손인 외국인 본진의 행동은 분명했다 — 분배(distribution).
본진이 신고가에서 파는 이유는 둘이다. 첫째, 차익 실현. 둘째, 환(換). 원/달러가 부담스러운 구간에서 외국인은 주식을 팔아 환차손을 줄이거나 환차익을 챙긴다. 둘 다 "한국 증시가 싫어서"가 아니라 "여기가 비싸졌다"는 판단이다.
■ 3. 코스닥이 같이 못 간 이유
코스피가 +3.68% 날아가는 동안 코스닥은 -2.30%(1,050.03)로 거꾸로 갔다. 대형 반도체·IT만 오르고 중소형주는 빠지는 '쏠림'이다. 주도주가 좁아진다는 건 강세장 후반의 전형적 신호다. 지수 신고가와 시장 폭(breadth) 약화가 동시에 나타나면, 축제는 화려하지만 발밑은 얇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 마무리
사상 최고치는 분명 축포다. 그러나 그 축포를 누가 쐈고 누가 조용히 빠져나갔는지가 다음 장면을 결정한다. 오늘의 한 줄 — **"개인이 신고가를 샀고, 외국인 3조가 그 자리를 떠났다."** 이 3조 원의 순매도는 이번 주를 무겁게 짓누를 무게추가 될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