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늘렸다 — 6월 16일, 외국인이 사흘째 더 샀다. 그런데 코스닥은 깨졌다
지난 칼럼은 '볼 숫자는 셋이고, 그중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1조에서 다시 늘어나는가가 가장 무겁다'로 끝났다. 오늘 그 답이 나왔다. 외국인은 사흘째 샀고, 금액은 1조 774억(6/15)에서 1조 5,400억(6/16)으로 다시 늘었다. 절반으로 식었던 수급이 가격을 따라잡았고, 이번엔 이유도 있었다 — 美·이란 종전 합의와 유가 급락, 간밤 나스닥 +3.07%. 가장 무거운 첫째 숫자는 강세로 답했다. 하지만 둘째 숫자는 정반대였다. 코스닥은 따라오기는커녕 -1.48%로 깨졌고, 외국인은 코스닥을 순매도했다. 상승은 반도체 대형주에만 쏠렸다. 신호는 강해졌는데, 폭은 더 좁아졌다.
지수 스냅샷
6월 16일 화요일. 코스피는 8,726.60으로 +2.11%(+180.62p) 올라 8거래일 만에 '8천7백'을 회복했다. 6/12 +4.63%, 6/15 +5.20%에 이어 사흘째 상승이다. 그런데 코스닥은 반대로 갔다 — 1,018.68로 -1.48%(-15.35p) 하락했다. 코스피는 오르고 코스닥은 내리는, 정반대의 하루다.
지난 칼럼은 이렇게 끝났다. "이제 볼 숫자는 셋이다. 외국인 사흘째 매수·코스닥 따라오기·개인 매도 지속. 그중에서도 첫째 — 외국인 순매수 금액이 1조에서 다시 늘어나는가 — 가 가장 무겁다." 오늘은 그 셋을 하나씩 채점한다.
■ 1. 가장 무거운 첫째 숫자 — 외국인은 '더' 샀다
외국인은 오늘 코스피에서 1조 5,400억을 순매수했다. 6/12 +2조 2,041억, 6/15 +1조 774억으로 절반으로 식었던 흐름이, 오늘 다시 1조 5,400억으로 늘었다. 사흘 연속 순매수이자, 매수 강도가 다시 커진 첫날이다.
지난 칼럼에서 나는 "1조에서 줄면 경계, 늘면 추세"라고 선을 그어뒀다. 오늘은 늘었다. 절반으로 줄었던 매수 연료가 다시 채워졌고, 6/15에 내가 걱정했던 '가격이 수급을 앞질렀다'는 괴리도 오늘은 수급이 가격을 따라잡는 쪽으로 메워졌다. 가장 무거운 숫자가 강세로 답한 셈이다.
■ 2. 이번엔 '이유'가 있었다 — 미국발 + 펀더멘털
6/15 칼럼에서 나는 "오늘 코스피를 +5% 끌어올린 힘은 미국에서 온 게 아니다"라고 적었다. 오늘은 다르다. 간밤 미국이 크게 올랐다 — 나스닥 26,683.94(+3.07%, +795p), S&P500 7,554.29(+1.65%), 다우 51,671.03(+0.92%). 그리고 그 배경에 실제 사건이 있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타결됐고, 국제유가가 급락했다. 전쟁 리스크가 걷히고 유가가 내리니 위험선호가 살아나고 인플레 우려가 완화됐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6/15까지의 상승은 '수급만으로 호가가 뛴' 장세였지만 오늘은 분명한 외부 촉매가 붙었기 때문이다. 원/달러는 1,511.40원으로 4.10원 올라(원화 약세) 외국인 매수에 우호적이었고, 매수의 명분도 '종전·유가·AI'로 또렷했다. 6/15에 내가 던진 질문 — '강한 매수 대기 심리인가, 물량 없는 호가 점프인가' — 의 답은 오늘 기준 전자에 가깝다. 수급이 늘었고, 그 수급에 이유가 생겼다.
■ 3. 그런데 둘째 숫자는 정반대였다 — 코스닥이 깨졌다
여기서 다시 냉정해진다. 둘째로 볼 숫자는 '코스닥과 거래대금이 따라붙어 상승의 폭이 넓어지는가'였다. 답은 정반대다. 코스닥은 따라오기는커녕 -1.48% 하락했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1조 5,400억 사면서, 코스닥은 376억을 순매도했다. 같은 외국인이 한쪽은 사고 한쪽은 팔았다.
오늘 오른 건 시장이 아니라 반도체였다. 삼성전자 +1.78%, SK하이닉스 +4.11%, SK스퀘어 +6.23% — AI 투자 확대 기대에 칩이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대로 현대차 -1.08%, LG에너지솔루션 -2.38%, HD현대중공업 -2.24%로 차·배터리·조선은 밀렸다. 지수는 +2.11%인데 체감은 종목마다 갈렸고, 개인 비중이 큰 코스닥은 오히려 내렸다.
6/15에 나는 "폭(breadth)이 따라오지 않는 상승은 오래 못 간다"고 적었다. 오늘 폭은 넓어지기는커녕 더 좁아졌다. 코스피 안에서도 반도체만의 장세다. 신호(외국인 매수)는 강해졌는데, 그 신호가 닿는 범위는 더 줄었다. 이 둘의 엇갈림이 오늘의 진짜 숙제다.
■ 4. 셋째 숫자 — 개인은 더 크게 팔았다
개인은 오늘 코스피에서 2조 1,800억을 순매도했다. 6/12 -4조 3,174억, 6/15 -1조 5,124억에 이어 사흘째 매도이고, 6/15보다 오히려 규모가 커졌다. 셋째로 볼 숫자 '개인의 매도가 멈추는가'의 답은 '아니다, 더 팔았다'이다.
지난 칼럼에서 적었듯, 강세장 초입에 개인이 파는 건 나쁜 신호가 아니다. 위험한 건 개인이 환호하며 되사기 시작할 때다. 사흘 연속, 그것도 더 크게 던지고 있다는 건 아직 그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다만 '본전 탈출' 매물은 무한하지 않다. 언젠가 개인의 매도가 마르면, 그때 지수를 떠받칠 다음 매수 주체가 외국인 하나로 충분한지가 다음 질문이 된다.
■ 5. 채점표 — 셋 중 하나 반은 맞고, 하나는 틀렸다
세 숫자를 정리한다. ① 외국인 매수 금액: 1조→1.5조로 증가(강세 ✓). ② 코스닥·폭 확대: -1.48%로 오히려 축소(반대 ✗). ③ 개인 매도: 더 커짐 — 과열 신호는 아직 없음(중립). 가장 무거운 첫째는 강세로 답했지만, 둘째에서 정반대 신호가 나왔다.
그래서 다음에 볼 숫자도 바뀐다. ① 반도체 쏠림이 다른 업종·코스닥으로 번지며 폭이 넓어지는가, 아니면 칩만 오르는 좁은 블로우업으로 끝나는가. ② 외국인이 나흘째도 사는가(이제 매수는 기본값이 됐으니, 금액 유지·증가 여부가 관건). ③ 종전·유가 같은 외부 촉매가 일회성 점프였는지, 추세로 이어지는지.
오늘의 결론: 신호는 더 강해졌다. 외국인은 사흘째, 그것도 더 샀고 이번엔 펀더멘털 촉매까지 붙었다. 하지만 그 상승은 반도체 한 갈래로 더 좁아졌고 코스닥은 깨졌다. '추세가 강해지는 것'과 '추세가 건강한 것'은 다르다 — 오늘은 강해졌지만, 좁아졌다.
■ 마무리
지난 두 칼럼을 채점하면, 나는 절반쯤 맞았다. '외국인 매수 금액이 다시 늘어나는가'를 가장 무거운 숫자로 짚은 건 맞았다 — 오늘 1조에서 1.5조로 늘며 강세로 답했다. '가격이 수급을 앞질렀다'던 6/15의 괴리도 오늘 수급이 따라잡으며 좋은 쪽으로 풀렸다. 하지만 '폭이 넓어져야 오래 간다'며 코스닥을 보라고 한 건, 정반대로 코스닥이 깨지면서 경고가 더 또렷해졌다.
신호와 폭이 엇갈리는 장이다. 이럴 때 가장 위험한 건, 강한 신호 하나만 보고 좁아진 폭을 못 본 척하는 것이다. 외국인이 사흘을 샀다는 사실에 안심하기 전에, 그 돈이 반도체 몇 개에만 들어갔다는 사실을 같이 봐야 한다. 이제 볼 숫자는 '폭'이다. 반도체 너머로 번지는가, 칩만의 잔치로 끝나는가. 다음 칼럼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