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03에서 8,471로 — 6월 24일, 반등했지만 외국인은 또 팔았다
어제 -9.99% 폭락 다음 날, 코스피는 +3.26%(8,471.02) 반등하며 잃었던 911포인트 중 267을 되찾았다. 삼성전자가 +9.84%로 시총 1위를 탈환하며 반등을 이끌었지만, 어제 가장 깊이 빠진 SK하이닉스는 +0.98%에 그쳤다. 그러나 외국인은 오늘도 4조 6,551억을 순매도했다 — 폭락 다음 날에도 이탈은 멈추지 않았고, 그 물량을 받은 건 어제처럼 개인과 기관이었다. 반등은 진짜였지만, 떠난 손이 돌아오지 않은 반등이다.
지수 스냅샷
6월 24일 수요일. 하루 전, 코스피는 -9.99%로 911포인트를 잃으며 '검은 화요일'을 썼다. 그리고 오늘, 지수는 8,471.02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267.18포인트, +3.26% 오른 숫자다. 어제 잃은 910.71 중 267.18을 되찾았다 — 약 3분의 1이다.
어제 나는 칼럼을 이렇게 닫았다. "이 자리가 바닥이었는지 시작이었는지를, 다음 칼럼에서 이어서 보겠다." 오늘의 답은 절반이다. 반등은 진짜였다. 그러나 바닥이라 부르기엔, 떠난 손이 돌아오지 않았다.
■ 1. 숫자부터 — 하루 만의 반등
· 코스피 8,471.02 (+267.18p, +3.26%) — 잃은 911 중 267 회복
· 코스닥 909.30 (+17.78p, +1.99%) — 하루 만에 900선 재탈환
· 삼성전자 340,500원 (+9.84%) — 시가총액 1위 탈환(약 1,938조)
· SK하이닉스 2,580,000원 (+0.98%) — 어제 -12.47% 폭락 자리에서 거의 제자리
· 원·달러 환율 1,541.8원 (+2.7원) — 원화 약세는 멈추지 않았다
· 수급(코스피): 외국인 -4조 6,551억 순매도, 개인 +2조 6,293억 / 기관 +1조 9,122억 순매수
장중 한때 8,080까지 더 밀리며 어제 저점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모두 만회했고 장중 8,500선을 넘기도 했다. 끝에는 8,471로 8,400선에 안착했다.
■ 2. 반등을 이끈 건 삼성이었다 — 어제와 뒤바뀐 자리
어제 가장 깊이 무너진 건 시총 1위 SK하이닉스(-12.47%)였다. 그런데 오늘 반등을 이끈 건 하이닉스가 아니라 삼성전자였다. 삼성은 +9.84%로 튀어오르며 시총 1위를 하이닉스에서 도로 가져왔고(삼성 약 1,938조 vs 하이닉스 약 1,886조), 정작 하이닉스는 +0.98%에 그쳤다.
이 자리바꿈에는 의미가 있다. 어제까지 이 시장을 끌어올린 것도, 가장 크게 무너뜨린 것도 하이닉스로의 쏠림이었다. 오늘 반등이 하이닉스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올랐던 삼성에서 나왔다는 건, 시장이 한 종목 쏠림에서 조금이나마 폭을 넓혔다는 신호다. 어제 칼럼에서 던진 질문 — "반도체 쏠림이 풀린 자리를 누가 메우나" — 의 첫 답이 '같은 반도체 안에서, 그동안 소외됐던 삼성이'였던 셈이다. 아직 반도체 밖으로 넓어진 것은 아니다.
■ 3. 그러나 외국인은 오늘도 팔았다
가장 중요한 한 줄은 이것이다. 폭락 다음 날 반등장에서도, 외국인은 4조 6,551억을 순매도했다. 어제(-4조 1,203억)보다 오히려 더 팔았다. 어제 칼럼에서 나는 "6/22 외국인 2.5조 매도가 투항이었나"를 물었고, 그 답이 "다음 날 4.1조로 두 배"였다고 적었다. 오늘은 그 4.1조가 다시 4.66조가 됐다. 외국인의 이탈은 사흘째 가속 중이다.
그리고 그 물량을 받은 건, 또 개인과 기관이었다. 개인 +2조 6,293억, 기관 +1조 9,122억. 어제 8.5조를 받았던 개인은 오늘도 2.6조를 더 받았다. 규모는 줄었지만 방향은 같다 — 외국인이 던지고, 국내가 받는다. 오늘 반등의 색깔이 '외국인이 돌아온 반등'이 아니라 '국내가 받쳐 만든 반등'이라는 점은, 기뻐하기 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대목이다.
게다가 간밤 미국은 약했다. 현지 6월 23일 나스닥은 -2.21%(25,587.04), S&P500은 -1.44%(7,365.46)로 빠졌다. 한국발 반도체 투매가 미국 반도체주로 옮겨붙은 것이다. 미국이 빠진 다음 날 한국이 오른 오늘의 반등은, 외부 동력이 아니라 순전히 내부의 저가매수로 만들어낸 반등이었다.
■ 4. 채점표 — 어제의 질문에 답한다
어제 나는 네 가지를 지켜보자고 했다.
① -9.99%는 바닥인가 시작인가 → 절반의 답이다. +3.26% 반등으로 '단순한 시작'은 아니었지만, 외국인 이탈이 멈추지 않아 '확인된 바닥'도 아니다.
② 8.5조를 받은 개인이 내일도 받나 → 받았다. 오늘도 2.6조 순매수. 다만 규모는 8.5조에서 2.6조로 줄었다.
③ 서킷브레이커까지 부른 투매가 일회성 패닉인가 → 하루 만의 강한 반등은 어제 낙폭에 패닉이 섞여 있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추세 전환 여부는 외국인이 돌아와야 확인된다.
④ 반도체 쏠림이 풀린 자리를 누가 메우나 → 같은 반도체 안에서 삼성이 메웠고, 코스닥도 900선을 회복했다. 폭은 조금 넓어졌으나 아직 반도체 밖은 아니다.
■ 앞으로의 질문
① 외국인이 사흘째 던진 물량은 언제 멈추나. 반등이 추세가 되려면 결국 외국인의 순매도가 줄거나 순매수로 돌아서야 한다.
② 오늘 +3.26%가 'V자 반등의 시작'인가 '데드캣 바운스(기술적 반등)'인가. 둘을 가르는 건 내일·모레의 외국인 수급이다.
③ 삼성이 끌어올린 반등을, 하이닉스와 비반도체가 따라올 것인가.
④ MSCI 편입 불발이라는 구조적 사건(다음 도전은 내년 6월)이 남아 있는 한, 이 반등의 천장은 어디인가.
■ 닫으며
어제는 911을 잃었고, 오늘은 267을 되찾았다. 숫자만 보면 반등이지만, 그 반등을 만든 손을 보면 어제와 달라진 게 없다 — 외국인은 여전히 팔고, 국내가 받는다. 바뀐 것은 가격의 방향뿐, 수급의 구조가 아니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어제와 같다. 봐야 할 것은 가격이 아니라 수급이다. 코스피가 하루 +3.26%로 튀어도, 외국인이 사흘째 4조씩 던지고 있다면 그 반등의 토대는 아직 국내 투자자의 체력 위에 서 있다. 그 체력이 얼마나 버티는지, 그리고 떠난 외국인이 언제 돌아오는지 — 이 자리가 바닥이 되려면 그 두 가지가 답해져야 한다. 다음 칼럼에서 이어서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