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26에서 8,702로 — 7월 3일, 외국인이 쉬자 기관이 받쳤다
다섯 거래일을 오른 지수가 엿새 만에 처음 물러섰다 — 8,702.42(-0.28%). 얕은 쉼표다. 오늘의 장면은 역할이 바뀐 수급에 있다. 지수를 끌어온 외국인이 하루 쉬며(-890억) 물러서자, 이틀째 사는 기관이 +2,010억으로 하락을 받쳤다. 팔던 개인의 매도는 -1,120억으로 크게 줄었다. 외국인이 물러선 자리를 처음으로 국내가 메웠다. 회복률은 54.7%로 한 칸 후퇴했다.
지수 스냅샷
7월 3일 금요일. 코스피는 8,702.42로 마감했다. 어제보다 24.44포인트, -0.28% 내린 숫자다. 검은 화요일(6/23) 이후 다섯 거래일을 내리 올랐던 지수가, 엿새 만에 처음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큰 하락은 아니다. 회복 고점(8,726.86) 바로 아래에서 숨을 한 번 고른, 얕은 쉼표다.
어제 나는 세 개의 질문을 남겼다 — 기관의 매수 전환이 추세인가, 개인의 매도가 언제 마를 것인가, 그리고 지수가 8,700에서 숨을 고를 것인가. 오늘 하루가, 그 셋에 한꺼번에 답했다.
■ 1. 숫자 — 엿새 만의 첫 후퇴
· 코스피 8,702.42 (-24.44p, -0.28%) — 다섯 거래일 상승 뒤 첫 쉼표
· 코스닥 937.82 (-2.82p, -0.30%) — 코스피와 나란히 소폭 후퇴
· 삼성전자 352,000원 (-0.56%) / SK하이닉스 2,725,000원 (-0.55%) — 반도체 소폭 조정
· 원·달러 환율 1,521.0원 (+2.0원) — 외국인 쉼에 원화 소폭 약세
· 수급(코스피): 외국인 -890억 / 기관 +2,010억 순매수, 개인 -1,120억 순매도
간밤 미국이 먼저 쉬었다. 현지 7월 2일 나스닥 -0.15%(26,545.85), S&P500 -0.10%(7,566.30) — 사상 최고권에서의 완만한 조정이다. 다섯 거래일을 오른 국내 지수에도, 쉬어 갈 명분이 하나 놓인 셈이다.
그러나 오늘의 진짜 장면은 지수의 마이너스 부호가 아니다. 그 얕은 쉼표를 만든 수급의 배치가, 지난 열흘과 완전히 뒤바뀌었다는 데 있다.
■ 2. 외국인이 쉬었다 — 쉼표의 원인
먼저 원인부터. 오늘 지수가 물러선 이유는 단순하다. 지수를 끌어올리던 엔진, 외국인이 하루 쉬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오늘 -890억으로 엿새 만에 다시 매도 쪽에 섰다. 금요일 이후 발자국은 이렇다.
· 6/26 +3,150 · 6/29 +5,420 · 6/30 -1,180 · 7/01 +4,830 · 7/02 +4,510 · 7/03 -890 (억)
닷새 중 나흘을 사고, 오늘 다시 하루 쉬었다. 6/30에 이은 두 번째 쉼이다. 누적 순매수는 +1조 6,730억에서 -890억이 빠져 +1조 5,840억(1.58조)으로 한 칸 줄었다. 이 쉼표가 하루짜리 리듬인지, 아니면 이틀 연속 산 뒤의 숨 고르기인지는 다음 거래일이 말해 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외국인이 발을 빼자 지수가 곧바로 물러섰다는 사실 — 이 반등의 엔진이 여전히 외국인이라는 점을 오늘 하락이 거꾸로 증명했다.
그런데 여기서 지난 열흘과 달랐던 장면이 나온다. 외국인이 890억을 팔았는데, 지수는 겨우 -0.28% 물러서는 데 그쳤다. 누가 그 하락을 받쳤는가.
■ 3. 기관이 받쳤다 — 이틀째, 더 크게
기관이었다. 오늘 기관은 +2,010억을 순매수했다. 어제 처음으로 매수 쪽에 섰던(+680억) 그 손이, 오늘은 발을 얹는 정도가 아니라 하락을 받치는 규모로 샀다. 이틀 합쳐 +2,690억.
어제 나는 물었다 — '기관의 매수 전환이 하루짜리 변심인가, 추세인가.' 오늘 기관은 그 질문에 이틀째 매수로, 그것도 더 큰 규모로 답했다. 하루는 우연일 수 있지만, 이틀 연속·확대는 방향의 시작에 가깝다. 특히 외국인이 빠진 날 기관이 홀로 지수를 받쳤다는 것 — 이건 '외국인 혼자만의 반등'이라는 지난 열흘의 경계가, 실전에서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라 통과한 장면이다. 엔진이 잠깐 꺼져도, 이제 지수를 붙드는 두 번째 손이 생겼다.
■ 4. 개인의 매도가 줄었다 — 매물벽의 첫 균열
세 번째 손, 개인도 오늘 달랐다. 개인은 -1,120억을 팔았다. 여전히 순매도지만, 어제(-5,190억)의 5분의 1을 겨우 넘는 규모다. 나흘 내내, 고점이 높아질수록 더 세게 팔던 그 손이, 오늘 처음으로 매도의 크기를 크게 줄였다.
어제 나는 '개인의 매도가 언제 마를 것인가, 그날이 반등이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는 신호'라고 적었다. 오늘 -5,190억에서 -1,120억으로의 급감은, 그 마르는 첫 신호일 수 있다. 고점마다 두꺼워지던 매물벽이 처음으로 얇아졌다. 물론 하루로 단정할 수는 없다 — 지수가 쉬어서 팔 이유가 줄었을 뿐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방향은 분명하다. 파는 손(개인)은 매도를 줄였고, 받치는 손(기관)은 매수를 키웠다.
정리하면 오늘의 수급은 이렇다. 외국인 -890 + 기관 +2,010 + 개인 -1,120 = 0. 엔진이 하루 쉰 자리를, 국내 두 손이 나눠 메운 하루다. 지난 열흘 '외국인은 사고 국내는 판다'였던 구도가, 오늘은 '외국인은 쉬고 국내가 받친다'로 뒤집혔다.
■ 5. 채점표 — 7/02의 세 질문에 답한다
어제 남긴 세 질문을 오늘 성적으로 채점한다.
① 기관의 매수 전환이 하루짜리인가, 추세인가 → 이틀째 매수, 그것도 +680억에서 +2,010억으로 확대. 외국인이 빠진 날 홀로 하락을 받쳤다. 추세 쪽으로 한 걸음 더.
② 개인의 매도가 언제 마를 것인가 → 오늘 -5,190억에서 -1,120억으로 급감. 매물벽이 처음 얇아졌다. 다만 지수가 쉰 하루의 효과일 수 있어, 며칠 더 봐야 확정된다.
③ 8,700에서 숨을 고를 것인가 → 그렇다. 오늘 쉬었다. 다만 외국인이 발을 빼자 쉰 것 — 엔진이 도는 한 8,700 위 재도전의 여지는 남아 있다.
■ 앞으로의 질문
첫 쉼표를 찍은 지금, 다음으로 넘길 질문.
① 외국인이 다음 거래일 다시 돌아올 것인가. 6/30의 하루 쉼 뒤 이틀을 샀듯, 이번 쉼도 하루로 끝나면 8,700 위 재도전이 열린다. 쉼이 이틀·사흘 길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② 기관의 매수가 사흘째 이어질까. 이틀은 방향의 시작일 뿐, 사흘째가 '국내도 산다'를 확정한다. 특히 외국인이 돌아온 날에도 기관이 남아 사는지가 진짜 시험이다.
③ 개인 매도의 급감이 매물 소진의 시작인가, 지수가 쉰 하루의 착시인가. 지수가 다시 오르는 날 개인이 또 매도를 키운다면 매물벽은 그대로고, 그러지 않는다면 벽은 정말 얇아지는 중이다.
■ 닫으며
오늘의 제목을 '외국인이 쉬자 기관이 받쳤다'로 적었다. 다섯 거래일을 끌어온 엔진이 하루 쉬며 지수가 처음 물러선 날, 그 하락을 국내(기관)가 처음으로 받쳐 낸 하루이기 때문이다. 지난 열흘 '외국인 혼자'였던 반등이, 오늘 잠깐 엔진이 꺼진 사이 두 번째 손을 확인했다. 반등의 구도가 한 겹 두꺼워졌다.
그래도 마지막 줄은 늘 그렇듯 신중하게 적는다. 오늘은 얕은 쉼표일 뿐, 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대로, 국내가 하락을 받쳤다는 한 번의 장면으로 '이제 외국인 없이도 오른다'고 앞서갈 일도 아니다. 진짜 시험은 외국인이 돌아온 날이 아니라, 돌아오지 않는 날에 온다 — 오늘은 그 시험의 첫 문제를 국내가 풀어낸 하루였을 뿐이다. 외국인이 다시 사는지, 기관이 사흘째 남는지, 개인이 다시 매도를 키우는지 — 그 셋을 내일 이어서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