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의 시작 — 6월 4일, 반도체에서 빠지는 돈
이틀 신고가 뒤 코스피가 -1.84%로 처음 의미 있게 밀렸다. 대형 반도체에서 빠진 돈이 코스닥(+2.31%)으로 잠시 돌았지만, 간밤 미국에서도 기술주에서 다른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기 시작했다. 균열의 첫 단계.
지수 스냅샷
6월 4일 목요일(6월 3일은 휴장). 이틀 연속 신고가를 찍던 코스피가 8,639.41로 -1.84% 밀렸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랠리 이후 처음으로 의미 있는 하락이다.
■ 1. 대형주에서 빠진 돈, 코스닥으로
흥미로운 건 코스닥이다. 코스피가 -1.84%로 빠지는 동안 코스닥은 +2.31%(1,049.73)로 거꾸로 올랐다. 그동안 지수를 떠받치던 대형 반도체·IT에서 돈이 빠져,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주로 잠시 순환(로테이션)한 모습이다.
이 로테이션은 양면적이다. 좋게 보면 "시장에 아직 돈은 있다." 나쁘게 보면 "그 돈이 더는 주도주(반도체)를 믿지 못한다." 강세장 후반, 주도주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하는 건 균열의 첫 단계다.
■ 2. 간밤 미국 — 기술주에서 시작된 이탈
미국에서도 같은 무늬가 나타났다. 다우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버텼지만, 그 상승의 정체는 기술·AI 주식에서 헬스케어·금융·리츠 등 다른 섹터로의 자금 이동이었다. 시장 전체가 오른 게 아니라, 고평가된 AI·반도체에서 돈이 빠져 다른 곳으로 옮겨간 것이다. 한국의 대형주→코스닥 로테이션과 정확히 같은 메시지다.
■ 3. 오늘 밤의 분수령 — 브로드컴
그리고 미 동부시간 오늘 장 마감 후, AI 반도체의 핵심인 브로드컴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대기 중이다. 지금까지 한국 증시 상승의 8할은 반도체였다. 그 반도체의 '미래 수요'를 사실상 대변하는 브로드컴의 AI 칩 전망이 시장 기대(분기 약 172억 달러)를 충족하느냐 — 이것이 이 얇은 균형을 추세 연장으로 되돌릴지, 균열의 확산으로 끌고 갈지를 가른다.
■ 마무리
오늘의 -1.84%는 그 자체로 크지 않다. 하지만 ① 주도주(반도체)에서 자금 이탈 ② 미국에서도 같은 로테이션 ③ 그 위에 놓인 브로드컴 실적이라는 세 가지가 겹친 자리다. 세력의 분배(6/1 외국인 3조 순매도)로 시작된 이야기가, 이제 펀더멘털 점검대 위에 올랐다. 내일 아침, 우리는 미국 반도체의 답을 받아 들고 장을 연다. 다음 칼럼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