샀다 — 6월 12일, 외국인이 25일 만에 돌아왔다
어제 나는 '캘린더에 적어 둘 숫자는 두 개 — 외국인 순매도 연속 일수와 그 금액'이라고 적었다. 오늘 그 숫자가 바뀌었다. 외국인은 2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1조 4,792억 순'매도'에서 2조 1,181억 순'매수'로 돌아섰다. 둔화가 아니라 반전이다. 코스피는 +4.63%로 8천피를, 코스닥은 +3.22%로 1천피를 탈환했다. 내가 보라던 신호가 켜졌다. 다만 켜진 것과 계속 켜져 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지수 스냅샷
6월 12일 금요일. 코스피는 8,123.62로 +4.63%(+359.67p), 코스닥은 1,029.05로 +3.22%(+32.12p) 올랐다. 코스피는 '8천피'를, 코스닥은 '1천피'를 다시 밟았다. 간밤 미국이 미·이란 합의 임박 신호에 반등(나스닥 +2.54%, S&P500 +1.75%)한 것이 출발점을 만들었지만, 오늘 장을 끌어올린 진짜 힘은 따로 있었다.
이번 주 내내 한 가지만 보라고 했다 — 가격이 아니라 수급, 그중에서도 '외국인이 파는 손'을. 그래서 오늘도 종가가 아니라 그 손부터 본다. 그리고 오늘, 그 손이 처음으로 방향을 바꿨다.
■ 1. 신호가 켜졌다 — 외국인, 25일 만에 '사자'
어제 칼럼의 결론은 이랬다. "내일 외국인이 얼마를 파는지 — 그 한 숫자가 다음 이야기를 정한다." 오늘 그 숫자는 마이너스가 아니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1,181억을 순'매수'했다.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누적 75조 5,690억, 역대 네 번째 최장 기록) 끝에, 25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사는 쪽으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2주 동안 내가 반복해서 말한 단 하나의 신호 — '외국인 순매도가 멈추는 날' — 이 오늘 켜졌다. 그것도 '멈춤'을 건너뛰고 곧장 '매수'로. 어제 +0.43%에 '바닥'을 붙이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이 신호를 기다렸기 때문이고, 오늘은 그 판정을 미룰 이유가 사라졌다.
■ 2. 둔화가 아니라 반전이었다 — 1.48조 매도에서 2.12조 매수로
어제 나는 매도 '속도'가 처음 꺾인 걸 두고 "둔화는 전환의 전제일 뿐 전환이 아니다"라고 적었다. 3조 5,604억(6/10) → 1조 4,792억(6/11)으로 절반 이하로 준 것을 '1차 미분이 꺾였다'고 표현했다. 오늘은 그 다음 칸이다 — 위치(순매수 누계의 방향) 자체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넘어갔다.
수치로 보면 -1조 4,792억(어제) → +2조 1,181억(오늘). 하루 만에 3.6조 규모로 방향이 뒤집혔다. 어제 칸으로 비유하면 '느려졌다(둔화)'를 지나 '멈췄다'를 건너뛰고 곧장 '돌아섰다(반전)'까지 와버린 셈이다. 어제 내가 그어둔 세 칸 — 느려짐·멈춤·반전 — 중 마지막 칸에 불이 들어왔다. 이건 분명히 기록해 둘 만한 전환점이다.
■ 3. 그런데 오늘은 누가 팔았나 — 개인 4.3조, 그리고 차익실현의 자리바꿈
여기서 냉정해질 차례다. 외국인이 2.1조를 사고 기관이 2.4조를 더 샀다면, 그 물량을 받아낸 건 누구인가. 오늘 개인은 4조 3,366억을 순매도했다. 어제까지 2조씩 받아내며 지수를 떠받치던 바로 그 개인이, 오늘은 반대편에서 팔고 나갔다.
이 자리바꿈이 핵심이다. 어제 상승의 연료는 '개인의 저가매수'였고, 오늘 상승의 연료는 '외국인·기관의 복귀'다. 즉 어제는 개인이 외국인 물량을 받았고, 오늘은 외국인이 개인 물량을 받았다. 받는 주체가 개인에서 외국인·기관으로 바뀌었다는 건, 단순한 반등보다 한 단계 더 무게가 실린 신호다. 외국인이 24일간 판 이유가 '반도체 대형주 차익실현과 리밸런싱'이었다면, 그 매도가 끝나고 다시 담기 시작했다는 건 리밸런싱이 일단락됐다는 뜻일 수 있다.
다만 하루치 매수를 '추세'로 단정하긴 이르다. 간밤 미·이란 재료와 이번 주 동시 만기일 효과가 겹친 자리라, 오늘의 +2.1조 안에 단기 숏커버링과 이벤트성 자금이 얼마나 섞였는지는 다음 며칠이 말해줄 것이다.
■ 4. 그래서 무엇이 바뀌나 — 질문이 바뀐다
지난 2주의 질문은 "바닥인가"였다. 그 질문의 답은 오늘 일단 '바닥 시도는 확인'으로 나왔다. 이제 질문은 바뀐다 — "이 매수가 계속되는가." 추적할 숫자도 바뀐다. 어제까진 '순매도 금액이 줄어드는 속도'였다면, 오늘부터는 '순매수가 며칠 이어지는가'다.
그리고 경계할 위험도 정반대로 바뀐다. 지난 2주 동안 내 원칙은 '모든 반등을 의심하라'였다. 신호가 켜진 지금, 가장 쉬운 실수는 그 반대 — '모든 양봉을 쫓는 것'이다. 신호는 '바닥 시도'를 확인해줬을 뿐, '추세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 외국인이 다음 주에도 사는지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오늘의 +4.63%도 여전히 '한 번의 강한 되돌림'일 가능성을 열어둔다.
■ 마무리
정리하면 오늘은 '판정의 날'이다. 2주 내내 보라던 신호 — 외국인 순매도의 종료 — 가 켜졌고, 멈춤을 넘어 반전까지 나왔다. 코스피 8천피, 코스닥 1천피 탈환은 그 결과다. 어제 '둔화는 전환의 전제'라고 적었는데, 그 전제가 만 하루 만에 전환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신호가 켜진 순간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기도 하다. '의심'에서 '확신'으로 너무 빨리 넘어가지 않는 것 — 그게 다음 한 주의 숙제다. 이제 볼 숫자는 하나다. 외국인이 월요일에도 사는가. 그 한 숫자가 다음 이야기를 정한다. 다음 칼럼에서 보자.